♣ 단체(사진)방 ♣/민주평통&드림산악회
단양 영월에 걸쳐있는 마대봉
구름채
2018. 12. 4. 06:44
2018. 11. 25(일)
쇠뿔바위봉(10월 드림 정기산행 다녀와서~~~)
나광호(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쇠뿔바위가 사람들을 불렀다
피멍이 든 가을날의 붉은 상처는
산곡을 드리운 아침운무에 씻기어
입새에 이는 작은 바람에 진다
바람의 언덕 고갯마루에 올랐다
이름 모를 봉분하나 풀 한포기 없고
허물러진 황량한 모습이
너무도 쓸쓸하고 처량해 보여
배낭에서 음식을 꺼내 잔을 올렸다
내세에서 흠향하시라는 마음이다
쇠뿔바위봉으로 내려가는 석재에 닿는다
돌부리사이로 바닷바람 매섭게 분다
수십 길 낭떠러지가 오금을 저리게 하고
자잘한 석재가 발길을 잡는데
아무렇지고 않게 비경에 취해 사진을 찍는 여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심을 만든다
쇠뿔바위에서 바라보는 세상 천국이었다
잠시 동안 천국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누군가는 왜 길을 떠나느가? 묻기도 한다
나의 대답은 여기 서있는 마음이라 말할 것이다
하산하여 청림마을 길을 걸었다
울타리마다 매달린 홍시가 황매화처럼 꽃을 피워놓고
마을의 수호신 쇠뿔바위가 넉넉한 모습으로 지켜본다
소의 품성은 우직하고 근면함인데
청림마을이 풍요로움으로 가득해 보이는 건
그런 소의 근성이 이심전심 자본을 낳는 것 같았다